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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번역가 | Freelance Translator/도전! 번역가 되기 | Becoming a Translator

코로나 매뉴얼 번역 끝 - 나에게 맞는 번역과 맞지 않는 번역을 알아가다.

by Ariel All Ways 2020. 3. 24.

 

 

   며칠 전, 내가 가진 것으로 코로나 사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신앙적인 고민도 함께하며, 과연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있을 때 가장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 수 있는가 생각해봤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계시는 하나님의 성품을 비추어볼 때, 나도 작은 하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고

마침 이 생각을 하는 가운데 번역 마켓 사이트에 코로나 관련으로 번역 봉사를 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떴다.

 

'이거다!'

 

싶은 마음으로 자원했고, 그때부터 나는 어려움에 처하기 시작했다.ㅋ

 

 

 

번역 완성본. 어렵다 어려워!

 

 

토요일날 나를 포함한 자원 번역가 팀이 꾸려졌는데, 일요일 저녁까지 엄청난 분량의 코로나 의료지침 매뉴얼을 다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나는 번역 속도가 절대 빠르지 않았기에 내 주제(?)를 알고 작은 분량만 달라고 했었다.

그런데 프로젝트 매니저가 바빠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분량을 받을 때 나에게 조금 늦게 전달이 되었고 하는 도중 원문에 있는 단어가 이상한 것 같아서 물어봤는데 이것도 거의 이틀이나 걸려서 답장을 받았다.

 

자원 번역은 처음이었지만 뭔가 하면서 계속 동기부여가 된다기보다는 조금씩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좀 더 하는 맛이(?) 날텐데.

 

어쨌든 이건 이거고,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의료 분야 번역을 어려워한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다.

물론 의학 관련 공부를 하긴 했지만, 이건 영어로 공부한 것이라 영어>한국어 번역일 때는 나에게 좀 어렵다.

의학 용어집이 있으면 모를까, 내가 일일히 구글과 한국 포탈을 번갈아가면서 이 용어 저 용어 찾아보니 시간이 보통 번역의 2,3배는 걸리는 듯 하였다.

 

또 이 영어 원본이 중국어에서 번역된 거라 그런지 원문조차도 좀 의아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다.

 

어쨌든 나는 이번 일로 확실히 깨달았다. 의료 분야 번역은 나에게 안 맞다.

 

만~약 나중에 한다면 terminology list가 확실히 있다면 모를까. (그래도 안할 듯)

내가 전공을 했다고 번역까지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또 내가 한 번역이 곧 한 사람의 생명과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건 정말 번역의 끝판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했지만 뭔가 제대로 한 건지에 대한 찜찜함이 남아있다.

번역을 완성하면 보통 그래도 '음, 이 정도면 괜찮군'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은데 이번에는 공들여 완성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마음은 전혀 안 든다. 

 

 

아무튼 뭐든지 경험이다. 나의 카파와 적성을 더 알게 되었으니 이걸로도 만족아닌 만족.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