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내가 가진 것으로 코로나 사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신앙적인 고민도 함께하며, 과연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있을 때 가장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 수 있는가 생각해봤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계시는 하나님의 성품을 비추어볼 때, 나도 작은 하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고
마침 이 생각을 하는 가운데 번역 마켓 사이트에 코로나 관련으로 번역 봉사를 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떴다.
'이거다!'
싶은 마음으로 자원했고, 그때부터 나는 어려움에 처하기 시작했다.ㅋ
토요일날 나를 포함한 자원 번역가 팀이 꾸려졌는데, 일요일 저녁까지 엄청난 분량의 코로나 의료지침 매뉴얼을 다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나는 번역 속도가 절대 빠르지 않았기에 내 주제(?)를 알고 작은 분량만 달라고 했었다.
그런데 프로젝트 매니저가 바빠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분량을 받을 때 나에게 조금 늦게 전달이 되었고 하는 도중 원문에 있는 단어가 이상한 것 같아서 물어봤는데 이것도 거의 이틀이나 걸려서 답장을 받았다.
자원 번역은 처음이었지만 뭔가 하면서 계속 동기부여가 된다기보다는 조금씩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좀 더 하는 맛이(?) 날텐데.
어쨌든 이건 이거고,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의료 분야 번역을 어려워한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다.
물론 의학 관련 공부를 하긴 했지만, 이건 영어로 공부한 것이라 영어>한국어 번역일 때는 나에게 좀 어렵다.
의학 용어집이 있으면 모를까, 내가 일일히 구글과 한국 포탈을 번갈아가면서 이 용어 저 용어 찾아보니 시간이 보통 번역의 2,3배는 걸리는 듯 하였다.
또 이 영어 원본이 중국어에서 번역된 거라 그런지 원문조차도 좀 의아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다.
어쨌든 나는 이번 일로 확실히 깨달았다. 의료 분야 번역은 나에게 안 맞다.
만~약 나중에 한다면 terminology list가 확실히 있다면 모를까. (그래도 안할 듯)
내가 전공을 했다고 번역까지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또 내가 한 번역이 곧 한 사람의 생명과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건 정말 번역의 끝판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했지만 뭔가 제대로 한 건지에 대한 찜찜함이 남아있다.
번역을 완성하면 보통 그래도 '음, 이 정도면 괜찮군'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은데 이번에는 공들여 완성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마음은 전혀 안 든다.
아무튼 뭐든지 경험이다. 나의 카파와 적성을 더 알게 되었으니 이걸로도 만족아닌 만족.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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