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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리뷰 | Reviews of Everything

[킹덤 시즌2 리뷰] 이번 킹덤을 보고 내가 실망한 이유

by Ariel All Ways 2020. 3. 19.

 


 

 


 

 

 

   작년 12월 쯤이었나, 늦깎이로 킹덤에 입문해 하루 밤만에 정주행을 마쳤었다.

 

좀비물 같은 무서운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명하다고는 들었으나 볼 용기가 없어서 미뤘는데, 남자친구의 유혹에 넘어가 홀린 듯이 시즌 1을 다 보게된 것이다.

실제로 첫 한두 화 정도만 무섭다고 느꼈고 나머지는 좀비에 적응도 하고 스토리 전개가 궁금해서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그리고 3월에 시즌 2가 나온다길래, 무척 기대를 하고 있었다.

 

 

 

 

 

 

 

 

※ 이곳에서부터 스포일러 주의!

 

 

 

    드디어 두근두근, 기대 반 긴장 반으로 1화를 켰다.

 

사실 시즌 1 만큼의 충격이나 신선함은 떨어진다고 느꼈다. 이건 시즌 1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배경 등이 눈에 이미 익은 터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재미있는 plot twist, 반전이 나오거나 대역전극 같은 게 준비되어 있을 거라고 믿고 끝까지 보았는데 웬걸.

 

 

마지막 화에서는 실망감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두 가지 이유 정도가 있었는데, 먼저 첫 번째는 마지막 호수에서의 전투 씬이었다. 

 

호수 물을 이용해서 좀비들을 물리치려고 계획을 하고 그들을 유인한 세자 이 창과 부하들은 결국 좀비들과 싸우다가 물려버렸다.

 

이 때 나도 모르게 내 머리에는 빠르게 불안감이 스쳤다.

 

 

'이러면 다 같이 호수에 가라 앉아서 그 좀비 지렁이(...)가 몸에서 빠져나오며 치료되는 스토리로 가겠는데...'

 

 

사실 마지막에는 어느 정도 이런 극적인 전개가 필요한 것도 맞다.

하지만 이 전 화들에서는 분명 '좀비 지렁이가 물 안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생사초로 만들어진 좀비에게 물린 사람에게만 가능하다'라고 서비가 그랬다.

 

호수 씬에서의 좀비들은 이미 2차 감염자였고, 자신들도 2차 좀비에게 물려서 좀비가 되었으며 사람들을 물면 좀비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좀비들에게 물린 이 창과 부하들이 바로 좀비가 되지 않고 (좀비로 변하는 시간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의 바로인데, 이들은 몇 분이 지나도 좀비로 변하지 않는다) 물 속에 들어가니까 지렁이가 빠져나오며 치료가 되었다? 정해놓은 규칙을 넘었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나중에 나오는 소비의 설명을 통해 지렁이가 뇌로 들어가지 않았을 때 물린 사람이 물 속으로 들어가면 그게 치료가 된다 라고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개운치 않은 느낌은 계속 남아있었다. 극적인 클라이막스를 위해 좀 무리해서 넣은 요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세자 이 창이 마지막에 내린 선택에 관한 의문이었다.

 

그렇게 목숨 걸고 좀비들과 싸우며 지켜온 자신의 세자 자리를 갑자기 나타난 갓난아이에게 준다?

 

그것도 자신의 아버지인 왕의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생판 남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 원자(아이)는 반드시 세자의 목숨을 위협할 거라며, 빨리 죽여서 후환을 없애라는 대신들의 말에 세자는 그저 한 마디만 하면 됐다.

 

 

"이 아기는 내 아버지와 중전의 아기가 아니오. 내 익위사였던 사람과 그 부인의 아이요. 그러니까 없앨 필요가 없소이다."

 

 

그런데 세자는 끝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게 더 좋을 거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끝까지 살아남았으며, 그동안 많은 경험을 통해 백성들의 삶을 몸소 체험한 세자가 이제 좀비들과 대적하는 모든 세력을 무찌르고 당당하게 조선의 왕으로 보위에 올라 나라를 태평성대하게 잘 다스리는, 그런 엔딩을 보고 싶었던 시청자는 분명 나 혼자가 아니었을 거라고 믿는다.

 

 

결국 시즌 3를 위해(?) 세자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왕위를 포기하고 떠돌이 생활을 자처한다... 라고 내멋대로 결론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실망까지는 아니지만 좀 아쉬웠던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서비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 님 그리고 중전 역을 맡은 배우 김혜준 님의 연기가 조금 아슬아슬하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킹덤 시즌2>는 기대가 높았던 만큼 아쉬움도 커졌던 게 아닌가 하지만, 이런 장르 시리즈물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고 시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시행착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인 것 같이 느껴진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퀄리티 높은 좀비물이 아닐까 추측도 해본다. 

 

다음 시즌에서는 전지현 씨가 나온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스토리 방향과는 좀 다른 새로운 챕터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라서 궁금해진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시즌 3가 나올 때까지, <킹덤>과는 잠시 안녕!

 

 

 

 

 

+ 덧)

 

via GIPHY

 

 

ㅋㅋㅋㅋㅋㅋㅋㅋ

보면서는 캐치 못한 건데, 사람들이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좀비들이 너무 질서정연하다고 함.

팔 벌리고 균형 잡으며 뛰는 좀비들. 한국 좀비 = 유교 좀비라는 댓글도 있다고.

 

실제로 영화 볼 때도 좀비들이 뛸 때 서로 안 부딪히려고 조심스럽게 뛰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어서 웃겼다.